글방을 하면서 느낀 것

2023년 03월 03일

글방에서 남긴 메모들. 주로 합평하면서 메모한 것들에서 가져왔다. 합평을 하면서 많이 배웠다.

글쓰기에 대한 발견

  • 글의 힘은 시점의 이동에 있다. 화자가 기억 속에서 편집해내는 순간들, 구체적인 장면들. 순식간에 그곳으로 이동하는 쾌감이 있다.
  • 당신이 말하는 위치 자체가 가지는 힘이 있다. 그 이야기는 독자들이 발견하길 기다리고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. 글이 잘 안 써진다면 당신이 말하고 있는 위치가 어디일지, 누가 감응할지 생각해보자.
  • 부끄러움은 좋은 재료다. 솔직하기 쉽지 않은 주제들을 다룰 때 글이 더 흥미로워진다. 포함되고 싶은 욕망, 배제되기 싫은 욕망, 고백하기 싫은 것들.
  • 고양 시키고 끌어 내리는 과정의 긴장감. 몇 가지 연결되어 의미를 만들어내는 장면들. 느끼면서 쓸 것.
  • 글의 가능성을 탐구하면서 합평하는 게 재밌다. 이 글은 비슷한 주제로 많이 이야기 되었으니 조금 더 가볼 영역이 있지 않나, 하는 이야기나. 앞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거나, 이 중 조명되지 않은 캐릭터의 시각으로 다시 봤으면 좋겠다거나.
  • 글쓰기는 사랑과 미움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만드는 작업. 질문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일. 서술자라는 자리에 서면 내 경험을 쓸지라도 나를 벗어날 수 있다. ‘이렇기 때문에 괴롭기도 하지만 이래서 딸로서 해방된 점도 있다.’ 쓰면서 자신이 변하는 글쓰기.
  • H의 말에서. “잘 듣는다는 행위가 사실 그 사람이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말할 거라는 기대를 버리는 일 같다. 내가 변해야 하는 일. 듣기 위해서. 그런 수고로움을 사람들이 자처하지 않으니까 잘 안 들린다.”

자신에 대한 발견

  • 나는 읽히거나 포함 되기 위한 글쓰기에 훈련 되어 있고, 그게 떄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걸 제대로 말하는 데 제약이 된다. 누군가를 설득하고 이해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과정을 위한 글쓰기, 해체적인 글쓰기를 더 탐색해보고 싶다.
  • 나는 감각과 의미가 교차되는 글을 좋아한다.
  • 나는 이야기를 가볍게 시작하는 걸 좋아한다. 웃길 수 있다면 더 좋다.

끝.